네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나라입니다. 이번 부활 절기 구제를 준비하며, 이재훈 전도사님으로부터 TV 프로그램을 통해 보았던 그 나라의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참고로 이재훈 전도사님은 직장 생활을 하며 '우리들의 행복한 회복 이야기(이하 우행복)'라는 직장인 선교 단체를 섬기고 있습니다.
"목사님, 네팔에서 한국으로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러 온 자매가 있어요.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공부했고 이어서 호서대 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 석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어요."
외국 학생들 같은 경우, 보통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면 목회자로 본국으로 돌아가 섬기는 게 일반입니다. 그런데 호서대 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 석사 과정을 한다니 이유가 궁금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재훈 전도사님에게 물었습니다. 이재훈 전도사님은 "비니따 자매는 네팔에서 중학교 선생님으로 일을 했어요. 그 학교는 선교사님이 세운 기독교 학교였는데, 기독교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힌두교 바탕의 교육을 하는 학교 교육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고 해요. 힌두교 교육이 아닌, 기독교 교육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와 신학과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독교 교육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어 이재훈 전도사님은 그녀가 '두 딸(9살, 7살)의 엄마'라는 사실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두 딸을 본국에 두고 한국에 와 공부를 하겠다는 그녀의 선택이 단순히 공부를 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한 번씩 본국으로 돌아가 딸들을 보기는 하지만,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딸들과 헤어져 타향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큰 꿈이 있구나 싶었던 것입니다.
이재훈 전도사님이 마침 비니따를 보러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 편에 함께 가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부활절기헌금을 비니따의 형편에 맞게 사용해도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직접 만나보고 이를 결정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4월 16일(목) 오전 9시, 우리교회 근처에서 이재훈 전도사님과 김다인 자매와 함께 만나 비니따가 있는 호서대학교 천안 캠퍼스로 이동했습니다. 김다인 자매는 이재훈 전도사님과 함께 우행복을 섬기는 아름다운 자매입니다. 약 1시간 30분이 걸려 비니따가 살고 있는 기숙사에 도착했습니다.


비니따가 살고 있는 기숙사 전경 [사진 김다인]
기숙사 앞에서 만난 비니따는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소개한 뒤에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가자"라고 말했습니다. 비니따에게 "점심으로 뭘 먹고 싶은지" 묻자, 의외의 메뉴가 나왔습니다. "감자탕..?!" 비니따의 말에 우리 모두는 근처 감자탕 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비니따가 먹고 싶다던 감자탕! 네팔의 음식과 비슷하다고 한다 [사진 권경욱]
감자탕을 먹으며 조금 더 비니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힌두교가 대부분인 네팔에서 비니따가 어떻게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지 묻자, 비니따는 영어로 자신의 신앙 여정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하 내용은 이재훈 전도사님이 정리해 준 내용입니다.
"친척 중에 자녀가 아팠어요. 병을 낫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다양한 신과 종교들을 찾았죠. 그때 한 미국인 선교사를 통해 기독교를 접했고, 기적적으로 그 아이의 병이 나았어요. 그 이후로 우리 가족 모두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되자 이웃들로부터 박해를 받았어요. 그래서 고르카로 이주해 오게 되었죠.
새로운 환경에서 저는 중학교 선생님으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그 학교는 미션 스쿨이었는데도 힌두교 바탕의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당시 저의 둘째 딸은 1살도 안 되었던 때였는데, 제 딸들에게도 이런 교육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때부터 저는 금식하며 하나님께 기도를 했어요. 그러면서 기독교 교육에 대한 꿈이 더욱 뚜렷해졌지요.
제 친언니는 당시에 한국에 살고 있었어요. 형부가 목회자로 한국에서 네팔인 사역을 하고 있었고요. 그때 형부와 언니는 저에게 기독교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신학을 먼저 하라고 말해 주었어요. 그래서 저는 신학을 준비하기로 결정하고 한국에 있는 신학교에 지원서를 넣었어요. 그때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저는 그때 하나님을 바라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책임져 인도해 가신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제가 지금 꾸는 기독교 교육의 꿈도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은 없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실 것을 믿어요."

비니따가 신앙의 여정을 나누어 주고 있다 [사진 권경욱]
비니따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니따에게 꿈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의 꿈은 네팔에 하나님을 전하는 것입니다. 네팔에 예수님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와 같은 다음 세대들이 힌두교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게 하는 것입니다. 그녀가 다음 세대를 향해 이런 꿈을 가진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녀에게 하나님이 그렇게 좋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감자탕을 맛있게 먹고 주변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호수가 보이는 예쁜 카페입니다. 상명대와 단국대 그리고 호서대가 모여 있어 카페 주변으로 젊은 청년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와 음료를 주문하고 비니따와 좀 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비니따와 함께 [사진 이재훈, 김다인]
비니따의 형편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기도하며 그녀의 현재 형편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학비가 어떻게 되느냐"는 말에 그녀는 "27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기 시작 전 파주의 한 식당에서 합숙을 하며 일을 했다고 합니다. "여름 방학 때도 그 식당에서 일을 할 예정이냐"고 묻자 "사장님이 좋은 분이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을 합니다. 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비니따의 두 딸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비니따는 가족을 생각할 때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전쟁 때문에 비행기 값이 올라 가족을 보러 가는 게 어려워질까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당장 그녀에게는 고향으로 돌아갈 비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돌아갈 생각을 하는 것도 버거운데, 전쟁 때문에 비행기 값이 오른다는 소식을 들으니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네팔로 가는 비행기 값이 얼마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오늘(16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네팔로 가는 12월 비행기 최저 가격은 대략 77만 원입니다. 가장 싼 티켓의 값입니다. 그보다 비싼 티켓은 많지만 그보다 싼 티켓은 없습니다. 차를 마시며 두 딸이 엄마랑 함께하고 싶어서 영상 통화를 켜고 몇 시간씩 자신들이 하는 일상을 보여준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교회에서 비니따의 비행기 티켓값을 일부 지원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는 출발 전에 이재훈 전도사님과 나누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비니따의 필요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재훈 전도사님이 가족을 보러 가기 위한 비행기 티켓을 제안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교회에서 비행기 티켓값 전부를 지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행복에서 일부 지원하겠다 합니다. 그리고 비니따의 형편에서 나머지 차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이재훈 전도사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하여 80만 원의 비행기 티켓값 중에서 우리교회에서 50만 원을 지원하고 우행복에서 20만 원을 지원해 비니따의 네팔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비니따, 두 딸과 남편을 보고 싶어 하는 그 마음에 힘을 주고 싶어요. 우리교회에서 비행기 값을 일부 지원하겠습니다. 12월 네팔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꼭 가족들을 보고 오세요."
비니따는 굉장히 놀라워했습니다. 지금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더니 연신 "감사하다"라는 말을 합니다. 제가 우리 존귀한 성도님들을 대표해 그 감사를 받았습니다. 눈물이 글썽이며 "감사하다"를 계속해서 말하는 비니따에게, "그저 하나님께 감사한 것뿐이라"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컴그 여러분,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를 통해 네팔에 기독교 교육을 세우고자 하는 한 여인의 꿈을 응원하셨습니다. 비니따는 우리교회를 통해 구매한 비행기 티켓을 가지고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두 딸과 남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두 딸에게 엄마가 자신들을 보러 오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비니따도 살고 가족도 사는 일을, 우리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비니따의 두 딸과 가족 [사진제공 이재훈]
우리는 자곡동이라는 동네에 위치한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하시는 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오늘 이 일을 통해 네팔에서는 예수님을 가르치는 일이 일어날 것이고, 하나님이 지으신 이 세계를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름다운 일을 위해 여러분이 드린 부활 절기 헌금에서 남은 금액 전부(대략 25만 원)와 십일조를 합쳐 총 50만 원을 비니따의 계좌로 송금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존귀한 성도님들을 통해 한 여인의 기도를 듣고 그녀의 꿈을 응원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헤어지기 전 비니따와 가족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사진 이재훈]
다음은 이재훈 전도사님이 남겨준 성도님들에 대한 감사 글입니다.
비니따는 교회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또 전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외롭고 힘들 때도 있지만, 교회의 사랑으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백해 주었습니다.
오늘 이처럼 행복한 만남이 가능했던 것은 커먼그라운드 교회 성도님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의 지원의 손길로, 한 가족의 큰 행복을 만들어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회복 지원을 통해서 비니따의 가정이 위로를 얻고, 비니따가 비전을 향한 경주를 완주하여 네팔에도 성경의 온전한 가르침이 전해지는 기독교 학교가 세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 가슴 뛰는 여정의 시작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추신 2026.4.21
오늘 이재훈 전도사님으로부터 비니따가 항공권을 구매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끊은 티켓을 보니 26년 12월 10일에 출국해 1월 27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이네요. 비니따가 약 한 달의 시간을 가족과 행복한 시간이 되길 함께 기도합니다. 우리 성도님들과 이 아름다운 일의 증인이 되었다는 게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