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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그아침묵상

기도는 회피가 아닌 책임을 다하는 것

by 권목님 · 2026.3.20.
[사진출처 Unsplash의 Artem Kovalev]

[본문 말씀]
느헤미야 4장 7-9절 
7산발랏과 도비야와 아라비아 사람들과 암몬 사람들과 아스돗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이 중수되어 그 허물어진 틈이 메꾸어져 간다 함을 듣고 심히 분노하여 8다 함께 꾀하기를 예루살렘으로 가서 치고 그 곳을 요란하게 하자 하기로 9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들로 말미암아 파수꾼을 두어 주야로 방비하는데 

[말씀 묵상]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느헤미야와 백성들이 성벽을 중수할 때 일어난 일을 말해줍니다. 성벽을 중수하려 하자 주변의 방해가 시작됩니다. 사실 이 일은 느헤미야가 본국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산발랏과 도비야를 중심으로 주변 세력은 성벽을 중수하는 느헤미야와 백성들을 견제합니다. 이 견제와 방해는 가벼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무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여 9절을 보시면, 느헤미야와 백성들은 파수꾼을 세웁니다. 파수꾼은 경계병을 의미합니다. 적들의 침략을 좀 더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게 지키는 자들을 세운 것입니다. 그런데 파수꾼을 세움과 동시에 조금 독특한 장면은 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즉, 기도를 하며 파수꾼을 세웠다는 게 9절의 설명입니다.
'그런가보다'라고 넘어갈 수 있는 이 대목은 굉장히 어색합니다. 왜냐하면 기도를 했는데 파수꾼을 세운다는 건 믿음이 없어 보이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했는데 “파수꾼을 세워라”라는 음성이 있었다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서 파수꾼을 세우는 건 “내가 기도를 했지만 그래도 불안하니 파수꾼을 세워야겠다”로 읽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중에 이 본문을 이렇게 읽으실 분은 없으실 것입니다. 느헤미야 역시도 기도를 하면서도 불안해서 파수꾼을 세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장면을 통해 기도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현실에 책임을 지게 하는 은혜의 통로라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컴그 여러분, 기도는 우리에게 현실을 회피하고 덮어두게 하지 않습니다. 기도했으니 내 현실을 관망하는 듯한 자세로 살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기도만 나오는 상황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장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를 하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 놓인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 우리가 걷는 신앙의 여정입니다.

목사로서 교회의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동시에 여러분의 안부를 묻고 삶의 형편이 어떠한지를 살핍니다. 그러나 만약 제가 “내가 기도했으니 됐다. 내 할 일은 다했다.”라는 말로 교회를 섬기는 일을 등한시한다면 아마 여러분께서는 저를 좋은 목회자라 생각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 속에 마주한 책임을 기도로 회피해 버린다면 우리는 결코 좋은 신자, 성도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도는 우리의 현실을 더 잘 감당할 수 있게 하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그래서 바쁠수록 기도하고, 힘들수록 기도의 자리에 나아와 그 힘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비로소 파수꾼을 세우고 병기를 들어 성벽 중수를 하는 데에 맡겨진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를 사는 우리에게 말씀과 기도는 은혜의 방편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말씀을 통해 기도를 풍성하게 하시며, 풍성한 기도를 통해 말씀의 자리로 인도하십니다. 이 기도의 자리에서 우리의 삶에 주어진 현실을 감당하며 책임감 있게 살아내시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줄요약-

  1. 기도는 현실을 회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책임지게 하는 은혜의 통로이다.

  2. 느헤미야는 기도와 함께 파수꾼을 세우며 믿음과 책임을 함께 붙들었다.

  3. 말씀과 기도를 통해 오늘의 삶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것이 신앙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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