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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번호

[팀켈러, 결혼을 말하다 책표지 인터넷 갈무리]

결혼에 관하여

발표자 : 백종은

아직 결혼을 계획하고 있지도 않고, 결혼을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목사님은 왜 결혼 책을 읽자고 하셨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어려서부터 항상 저에게 “얘, 결혼은 엔딩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결혼에 대한 환상만으로 결혼하지마“라는 엄포를 두셨었습니다. 결혼 후에 어떠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 아시기에, 너무나 소중한 딸에게 주는 절절한 인생의 교훈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상황이 준비가 안 되었으니까, 남자친구와 결혼을 논할 단계가 아니니까,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를 미뤘습니다. 나의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삐끗하면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될까봐, 결혼이라고 하면 사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내가 결혼하기를 원하는지, 어떤 결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해두셨다면 알아서 주실 것이고, 아니라면 그냥 독신의 삶을 살게 되겠지, 라며 하나님께 결정을 미뤘습니다.

그래서 ‘결혼에 대하여’ 이 책을 읽자고 처음 목사님이 제안하셨을 때, 저는 사실 피해다니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말씀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봤을 때, ‘하나님이 너를 위해 짝을 정해두셨으니 결혼을 위해 힘써라!’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매지 마라!’ ‘배우자 기도를 해라!’ 라는 텁텁하고 식상한 내용일 것 같았거든요. 더군다나 저에게는 복음을 알지 못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 그 친구와 관계를 정리하라는 내용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 나눔을 통해서 또 한 번 하나님의 아름다우심과, 저를 따스히 어루만지는 손길을 느꼈습니다. 부모님의 걱정어린 소리, 세상의 결혼에 대한 소리들을 걷어내시고, 진짜 나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늘 그러하셨듯,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 나의 어떠함을 요구하시지 않으시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하나님이니 괜찮다, 잘 할 수 있다, 너에게 준비한 영광스러운 미래가 있다, 라고 속삭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해주셨습니다.

책에서 가장 저에게 울림을 준 부분을 짚어보자면, 건강한 부부의 관계는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닮아가는 성화의 과정 속에서 서로를 칭찬해주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는, 각자의 성장을 격려하는 우정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모든 커플들은 서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이끌려 뜨겁게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가장 친밀한 배우자에게 나의 가장 숨기고 싶은 그림자를 보일 수 밖에 없고, 또 상대의 그림자를 보고 경악하게 될 것입니다. 그 충격에 ‘아이고 내가 사람을 잘못 골랐구나’라며 주저앉아 있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체념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나와 배우자의 영적인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죄’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으로 용납하겠다는 대전제 하에, 서로의 성장을 위해, 괴롭지만 싸우고, 용서하며 용서받고, 격려하는 관계를 가꾸어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나를 깎아내는 것처럼 아프고, 힘들 것입니다. 우리의 본성대로는 할 수 없고, 하나님께서 무한히 공급해주시는 은혜 안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구린내가 풀풀 풍기는 못난 사람인지 뼈저리게 깨달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주신 사랑 안에 거할 수 있게 되고, 내가 배우자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결혼이 예수님과 교회의 관계의 모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혼 또한 내가 하나님을 닮아가는 여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안 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더 주시거나 부족하게 주시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나의 영원한 배우자 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할 때 조금도 부족함 없는 풍성한 독신의 삶이 될 것이라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두 달 간 여덟 번의 책 나눔을 통해서 정말 감사하게도 나의 결혼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싱글인 나로서도 당당하고 즐겁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대 초부터 나에게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내면의 역동을 생각해볼 때 하나님께서는 오래 전부터 우리 가정을 회복시키고 나로 하여금 엄마가 주입시킨 결혼관으로부터 벗어나 결혼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시고 행복하고 풍성한 결혼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떤 것을 구해야 할 지도 몰랐을 때 항상 하나님께서는 세심하게 계획하시고 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내가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물어보시고 가만히 들어주시고 시간을 들여 설득하시는 주님을 볼 때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에 의지하여 오늘도 신자로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여러분의 결혼 생활 신앙 생활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히 넘쳐나기를 모두 그 은혜를 깨달아 알고 기쁨에 겨워 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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