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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학교 이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로 본 '문화'

by 명도사님 · 2026.8.20.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포스터

어제는 오랜만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명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배우들이 입은 옷들이 전혀 촌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도 더 심오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주제도 있지만, 오늘은 영화를 통해 '문화'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물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에게 물은 '문화'입니다. 인간은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문화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원래 문화를 만들고 다스리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다스리라는 명령을 주셨습니다. 이 명령은 모든 인간이 받은 사명입니다. 우리는 '문화'라는 방식으로 세상을 다스리도록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문화 명령'이라고 불립니다.

'일'은 문화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입니다. 일은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인간은 일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고, 하나님의 명령에 반응합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양면적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위로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아래로는 세상과 관계를 맺습니다. 그래서 일은 원래 거룩한 것입니다. 일은 하나님의 거룩한 명령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을 통해 세상은 하나님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니 예수님께서도 일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5:17). 일이라는 것을 시작하신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셨고, 지금도 세상을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을 하는 것은 단지 돈을 벌거나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형상은 동상과 같습니다. 제국의 사람들은 황제를 직접 볼 수 없지만, 황제의 동상을 보고 그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은 인간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봅니다. 특별히 인간의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은 세상의 상식보다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세상의 진리는 효율을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진리는 한 사람을 위해 효율을 기꺼이 포기합니다. 직장에서조차 하나님의 진리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를 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성과 속의 구분을 없애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속적'이라는 말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세속적이라는 말에 대한 정의는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과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세속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이 많고 성공한 사람이 모두 세속적인 것은 아닙니다. 세속적이라는 말의 바른 의미는 '하나님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그 자체로 세속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 없이 '성공'을 추구한다면 세속적인 일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하나님으로부터 자유를 외치는 모든 영역은 세속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결혼, 취미, 소비와 같은 영역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결국 세속화를 부추기는 것은 '대상의 속성'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내어드리지 않는 '우리의 마음'에 있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명은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는 것"(고후 10:5)입니다. 우리의 일의 본질은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리스도께 복종해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없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알버트 그린 박사는 이를 쉬지 않고 기도하라는 명령과 연관 짓습니다. 쉬지 않고 기도한다는 것은 "삶이 하나님과의 교제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82)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께 반응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감사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아뢰고, 오늘 읽은 말씀을 통해 다른 선택을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하나님과의 교제인 것입니다.

작중에서 앤드리아 삭스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가 '세룰리안 블루' 스웨터를 입고 있다.

칼 바르트는 기독교의 진정한 위기를 다음과 같이 진단합니다. "기독교의 진정한 위기는 문화와 기독교가 부딪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의 진정한 위기는 문화에 기독교가 녹여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문화 속에 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문화를 추구할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그것이 하나님에 대항하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이는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편에서 앤 해서웨이(앤드리아 삭스 역)가 패션 업계에서 탄생시킨 '세룰리안 블루' 옷을 입고, 패션 업계를 비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작중에서 그녀가 범한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문화를 소비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니 피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우리도 문화를 떠나 살 수 없고,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문화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문화는 생각보다 우리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옥중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공장에 다니는 아들에게 “물고기는 바닷속에 살지만, 살은 짜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문화를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문화를 바꿀지언정 문화에 물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 방법은 분별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도 문화를 두루 소비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내가 소비하는 문화가 ‘세룰리안 블루’라는 것을 알아볼 안목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지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깨어, 세상 속에서 바른 문화를 변혁해 나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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