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았지만 짧지도 않았던 미국 생활은 주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4년 넘게 혼자 지냈지만, 주님의 은혜로 그 삶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귀국 시기는 제 커리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저는 뜻밖의 이유로 귀국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기에, 커리어가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먹고 마심'은 참으로 소중한 일인 것 같습니다.
몇 년이 지나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행하는 '혼밥' 문화가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자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당시 한 선생님께서 '성공한 여성의 몇 가지 특징'을 말씀하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중 으뜸이 '혼자서 밥 먹기'라 하셨는데, '모두가 성공한 세상에서 내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혼자 웃었습니다.
[일상 성찬]은 기록된 말씀, 선포된 말씀, 보이는 말씀 중 '보이는 말씀', 즉 성찬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현재 한 달에 두 번 성찬식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컴그 등록 시기를 결정하게 된 계기도 바로 '내일이 성찬이 있는 주일이네?'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성찬은 중요했지만, 정작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는 마땅히 답하기가 난감했습니다. 성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제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곧바로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읽은 지 3주 정도 지난 지금, 머릿속에는 책의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웃음이 났습니다. 덕분에 아주 간단하게만 책 내용을 소개할 수밖에 없다는 좋은 핑계가 생겼습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 공동체가 함께 먹고 마시는 성찬을 통해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나아가 먹고 마시는 일상적인 삶의 모든 영역으로 이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성찬의 의미가 주님을 기억하고 마땅한 반응으로서 감사하는 것, 모든 지체가 예수님을 중심으로 연합하는 것,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본연의 모습으로(사랑이신 하나님을 닮은 교회 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과정임을 배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께서 자신을 쪼개어 우리에게 나누어 주셨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혼밥'의 시대, 홀로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시대이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하나의 따뜻한 말과 약속이 남아 있습니다. ‘언제 한번 밥 같이 먹자.’ 주일에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성찬은, 이 말과 약속의 차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완전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가족과, 그리고 컴그와 함께 먹고 마실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