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말씀]
느헤미야 10장 1절
1 그 인봉한 자는 하가랴의 아들 총독 느헤미야와 시드기야,
[본문 묵상]
오늘 우리가 읽은 느헤미야 10장은 회개한 이후 하나님 앞에 인봉하는 장면입니다. 인봉이란 서약을 의미합니다. 마치 집을 계약한 후에 자신의 이름과 도장을 찍듯이, 하나님의 백성들도 회개한 이후에 "내가 하나님과 약속한 자로 살겠다"라는 서약을 하는 장면이 바로 인봉인 것입니다.
회개 후에 이러한 다짐이 등장한다는 것을 볼 때, 회개란 그저 입술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의지에 있어서도 결심과 변화를 다짐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함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개 후의 이러한 다짐이 우리의 삶에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다짐 이후 우리의 삶이 마냥 다짐대로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화를 보면 그 끝은 항상 "공주와 왕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아는 것처럼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어떠한 공주와 왕자도 다툼과 갈등이라는, 우리가 겪는 그 현실을 피해 갈 수가 없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짐 이후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마칠 수가 없는 게 우리가 마주한 신앙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결심과 변화를 다짐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까요?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지점입니다. 혹자는 이미 잦은 다짐의 무너짐으로 '더 이상 결심과 다짐은 무의미하다'라고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다짐은 우리 안의 확신에 의한 게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인자하심으로 인한 다짐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회개의 근간이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있듯이 이를 따라 결심하고 다짐하여 사는 길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있습니다. "하나님, 저를 받아주셨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한번 잘해 보겠습니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다짐은 "당신의 인자하심으로 나를 받으셨다면, 제가 사는 이 모든 여정도 당신의 인자하심에 맡기며 살겠습니다"라는 다짐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의 다짐과 달리 넘어지고 실수하며 더 나아가 실패했다는 자책감이 밀려올 때, 우리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다짐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다짐이 나의 확신이 아닌 나를 향한 하나님의 다짐 속에 있음을 다시금 확신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할 때의 다짐, 그 의미가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다짐의 확신은 우리를 위하신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없는 결심과 다짐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분이 흔들리지 않으시는 한, 우리의 다짐 역시도 헛된 게 아닙니다. 그분이 우리의 다짐이 되어 주시고자 자신의 생명을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우리의 다짐과 결심의 보증이 되어주셨음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넘어진 그곳에서 다시금 다짐하고 결심하여 주를 향해 걸어가십시다.
7전 8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난다는 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지나간 일곱 번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분이 일으키신 마지막 여덟 번째만이 우리의 삶에 남을 것입니다.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금 다짐하십시다. 다시금 결심하십시다. 우리의 다짐과 결심이 되시는 그리스도로 인해 일곱 번 넘어진 그 자리를 다시금 딛고 일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저와 여러분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줄요약-
1. 진정한 회개는 입술의 고백을 넘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겠다는 의지적 결단(인봉)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2. 우리의 다짐이 무너질 때 낙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그 결심의 근거가 나의 확신이 아닌 하나님의 변함없는 인자하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3. 스스로의 다짐을 지킬 수 없는 우리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보증이 되어주셨으니, 넘어진 자리에서 그분을 의지해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신앙의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