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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번호

[사진출처 Unsplash, 작가 Call Me Fred]

기준이 많을수록 불안하다

‘델레 알리’라는 축구 선수 이야기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듣게 되었다. 그는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지만 급격히 쇠락해 버린 선수였다. 그는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고, 그의 전성기에는 이러한 과거를 이해해 준 ‘아버지 같은’ 감독이 있었다. 자신을 믿어 준 감독이 있었기에 그는 과감할 수 있었고, 훈련에도 성실히 참여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믿음보다는 채찍으로 그를 지도하는 감독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을 믿어 주는 감독이 사라지자 그의 과감한 플레이도, 성실한 태도도 사라지고 말았다.

나의 전성기는 주님께로 회심한 이후일 것이다. 대학 졸업반 시절, 내 안에는 정말 많은 기준이 있었다. 부모님, 세상, 교회, 경제, 명예, 나의 만족과 같은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삶은 없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것이 공무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 삶을 움직이는 것은 불안이었고, 마음에는 미움과 좌절이 가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암 소견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대에 오르자 공무원 시험에 두 번 실패한 것도, 더 높은 대학에 가지 못한 것도 후회되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용기 내어 고백하지 못했던 순간들, 남들이 추구하는 성공에 매달려 살아왔던 삶이 후회되었다. 나는 병상에서 “남들을 위한 삶은 3류, 나를 위한 삶은 2류, 하나님을 위한 삶은 1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류의 삶은 내일 당장 주님 품에 안겨도 후회가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조직 검사 결과,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새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하나님만이 삶의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를 오랫동안 봐 온 친구들도 수술 이후에 담대해졌다고 말하곤 했다. 하나님께서 나의 유일한 기준이시고, 마치 델레 알리를 믿어 준 감독처럼, 하나님 아버지는 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나는 과감하고 성실하게 그분을 위해 살아갔다.

하지만 최근 불안과 두려움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다시 기준이 많아진 것이다. 강도사 고시라는 큰 산을 만났기 때문이다. 불안은 내 삶의 리듬과 우선순위를 흔들어 놓는다. 성경 묵상, 기도, 독서, 사역 준비,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을 뒷전으로 하고, 강도사 고시 준비에 모든 시간을 투자해 버린다. 이런 자신을 오랜만에 마주하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불안 앞에 무력한 내 신앙을 보며 절망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가장 가까운 동역자에게 나누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오늘의 분량을 읽고 나서, 커먼그라운드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칼럼을 작성한다.

오늘 읽은 책의 한 대목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면 내 안의 죄를 보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말이다. 나의 아버지 하나님이 유일한 기준이기 때문에 더 이상 두렵지 않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느라 ‘잎사귀’밖에 그리지 못할지라도, 그래서 모두가 내가 평생 그린 그림을 거들떠보지 않을지라도, 이 땅에서의 순례를 마치고 도래한 천국에 근사한 나무를 마련해 놓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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