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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번호

[사진 한예빈]

그 자체가 즐거울 수도 있다

[목회단상 #11]

목회를 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싱크대 하수구 청소다. 이 재미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양보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 몰래(?) 해놓고 갔을 때는 서운함마저 든다. (변태인가?)

주중 목요일 정도가 되면 싱크대에서 나를 부르는 향기가 올라온다. 그 향기를 따라 하수구를 열면 솔직히 첫인상은 혐오스럽다 ㅋㅋ 하지만 거름망에 있는 음식물을 제거하고 거름망을 깨끗하게 닦은 뒤, 물티슈에 세제를 묻혀 더러운 하수구를 구석구석 닦아내면 그 첫인상이 더 이상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된다. 바로 이 순간이 기쁨의 절정이다. “그래 내가 이래서 하수구 청소를 좋아하지!”라는 마음이 솟아 올라오기 때문이다.

더러워진 것들이 다시 제 모습을 찾을 때의 기쁨도 이러한데, 하물며 우리의 회복을 보시는 하나님은 어떠하실까 싶다. (급 묵상으로의 전환!) 예수님 안에서 회복된 존재로 사는 우리보다 더 그분의 기쁨이 큰 것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기쁨에 전염된 탓일까. 나는 목회자로서 우리 컴그가 그리스도 안에서 제 모습을 찾고, 본연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를 따라 사는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나에게 목회의 즐거움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교회로서 함께하는 이 시간이 그냥 행복합니다”라고 ㅎ

‘하수구 청소했다’고 생색내려고 쓴 글이 된 것 같은데 ㅎㅎ 어찌 되었든,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이 길을 그리스도 안에서 본연의 모습을 기억하며 비교와 경쟁이 아닌, 자유와 사랑으로 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서울특별시 강남구 자곡로 191, 상가 3호  커먼그라운드교회 (우편번호 06372) |  cgc@cg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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