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반찬과 같은 목회. 결혼 후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있습니다. ‘나물 반찬’이 참 귀한 반찬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갑자기 생뚱맞게 나물 반찬이라니요. 나물 반찬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으니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웃음).
저는 어머니 덕분에 꽤 다양한 나물 반찬을 접해 보았습니다. ‘접해 보았다’ 말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먼발치에서 ‘접해 보았지’ 나물 반찬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물 반찬이 있어도 있는 둥 마는 둥 거들떠보지 않았던 적이 대부분입니다.
나물 반찬은 메인 요리에 비하면 굉장히 초라합니다. 식탁의 정중앙, 거기에 화려한 모양새까지 더해진 메인 요리를 생각하면 나물 반찬은 그 식탁에서 찬밥 신세는 당연하고, 외면 당하기 일수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메인 요리 사이로 결혼 전 어머니가 해 주셨던 나물 반찬이 종종 생각납니다. 자극적인 요리들 사이로 제 입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던 그 건강한 나물 반찬말입니다. 그렇게 나물 반찬 생각이 여러번 나, 한번 해 먹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먹으려고 보니 나물 반찬이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수고가 있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나물 반찬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반해 오히려 메인 요리는 좀 더 수월했습니다. 요리 초보들에게 메인 요리나 나물 반찬이나 모두 어려운 것을 매한가지겠지만, 그럼에도 나물 반찬에 들어가는 수고에 비하면 메인 요리는 좀 더 수월하다 느껴졌습니다.
문득 제 목회가 나물 반찬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려한 결과와 모두가 주목하는 메인 요리와 같은 목회가 아니라, 묵묵히 그 식탁 한편에서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그 심심한 나물 반찬과 같은 목회 말이지요.
우리 컴그가 개척된 후로 일 년이 지났습니다. 일 년을 돌아보면 메인 요리와 같은 ‘우와~’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맨날 그 밥에 그 나물’과 같은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그 나물을 매일 같이 식탁에 올리는 목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지라도 그럼에도 그 식탁을 채워야 하는 이유가 있는 나물 반찬과 같은 목회가 제가 감당하고 있는 목회의 한 장면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나물 반찬(?)과 같은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누구도 젓가락을 대지 않을지라도, 우리의 입에 극적인 맛을 전달해 주지 못할지라도 여전히 그 식탁을 지키는 그러한 목회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뚱맞게 나물 반찬 타령을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