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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번호

70년만에 하나님 품에 안겨 세례를 받은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고 있는 최헌 집사. [사진 권경욱]

세례 받는 어머니에게 쓴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도 재미있게 보시는 외국인의 한국 여행 티비 프로그램 기억나세요? 아직도 방영하고 있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예요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난생 처음인 한국을 좌충우돌 여행하는 외국인의 모습 때문이죠 사실 누구에게나 처음의 것들은 서툴어서 좌충우돌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럼에도 그들의 신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들에게는 한국이 처음이기 때문일 거예요 사실 처음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서툴지만 설레임과 두려움을 안겨주죠 어머니도 처음 시집 갔던 날이나 처음 출산했던 날을 생각해 보세요 아마 그 외국인들 심정이었겠지요? 그래서 오늘 어머니께 ‘어서 오세요 어머니! 세례는 처음이지요?’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싶네요 

그래요, 오늘 어머니는 인생에서 또 다른 처음을 맞이 하셨어요 얼마나 설레셨는지 친구분들에게 전화도 하시고 둘째 아들에게도 연락하시고 특별히 우리 교회의 첫 세례자라고 자랑도 하시는 걸 들었어요 그러나 말씀은 안하셔도 이런 설레임 속에 걱정도 두려움도 있을 거예요 기억력이 젊었을 때 같지 않아 자꾸 까먹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세례까지 받으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요 그러나 그 걱정도 두려움도 내려 놓으세요 그것은 주님이 지고 가시니까요 예수님은요 어머니의 모든 걱정과 두려움과 힘든 짐을 대신 지시면서 자신의 멍애와 바꾸자고 하세요 예수님의 멍애는 쉽고 가볍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구원은요 어머니의 짐을 예수님이 대신 지신다는 것을 믿는 거예요 정말로 쉽고 감사하지 않나요? 

이제 이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되는 것을 공적으로 증거하는 예전이 오늘 받으신 세례예요 오늘 어머니는 물로 세례를 받으셨잖아요? 원래는요 세례가 물속에 들어 갔다 나오는 것으로 치루어 졌는데요 물 속에 들어가면서 그리스도와 함께 죄된 내가 죽고 물 밖으로 나오면서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의미예요 그래서 세례는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예수님의 새 생명으로 하나 되어 다시 살아 나는 거예요 사람이 어머니 배 속에서 태어난 날이 생일이듯이 오늘은 하나님 품 속에서 다시 태어난 생일이예요 어머니의 새 생신을 저와 여기 커먼 그라운드 식구들이 모두 축하드려요 (할렐루야!) 

그러고 보면 어머니는 참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오신 거네요 기억하시나요? 어머니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 손에 연보 돈 쥐어 주시며 교회 다녀오너라 하셨다면서요? 왜 교회를 가야 하는지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 하면서 외할머니의 성화에 꼬박 꼬박 예배에 나가셨죠 그러다 어느 날은 받은 연보 돈 들고 교회 땡땡이 치다(앗! 죄송합니다!) 교회 결석하고 연보 돈으로 엿 바꿔 먹었던 기억도 있으시잖아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을 이렇게 커먼 그라운드 식구들 앞에 끄집어 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어머니를 택하셨기 때문이예요 예수님은요 그 이전부터 아니 어머니가 태어 나시기 전부터 어머니를 택하신 거예요 어머니는 하나님의 손을 놓으셨다지만 주님은 한 번 잡은 손을 절대 놓지 않으신 거죠 주님은 그런 분이세요 그래서 칠십년이 지난 오늘 하나님은 어머니를 다시 부르신 거잖아요 그런 주님을 저나 어머니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기독교를 은혜의 종교라고 하죠 세상 어떤 종교도 신이 인간에게 와서 먼저 인간을 섬긴 종교는 없으니까요 이런 은혜의 주님을 이제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셨으니 그동안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으신 하나님께서 오늘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천국 잔치가 벌어진 오늘 저도 덩달아 덩실덩실 춤추고 싶은 심정이예요 외할머니도 천국에서 함께 기뻐하고 계실 거예요 

사실 이렇게 기쁜 오늘 제 안에 말로 다할 수 없는 큰 회한이 저를 누르고 있어요 바로 구원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이죠 그러나 오늘 어머니의 세례로 그런 회한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의 반은 홀가분하기도 해요 그러고 보니 제게 아버지 어머니 구원 기도가 늘 우선 이었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세월이 좀 흘렸지만 하나님은 제 기도를 잊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때인 오늘 그 기도를 이루어 주시니 하나님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려요 (할렐루야!) 

또 감사드릴 것은요 바로 어머니를 통해 실족해 넘어진 저를 주님이 다시 일으켜 세우신 거예요 넘어진 이후 믿음이 연약해져 부끄럽게도 부모님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던 저의 옛 모습도 어머니를 교회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도 잊고 있었어요 그러다 올 봄에 어머님이 갑자기 교회 찾아 보라고 말씀 하셨을 때 졸다 깬 사람처럼 깜짝 놀랐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두 주 예배 참석하고 오셔서는 교회 반대한 아버지께 많이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세 번째 주에 비몽사몽간에 아버지가 나타나셔서 ‘여보 내가 예수 믿지 않고 여기를 오니 내 갈 길이 너무 험란해 그러니 당신은 예수 믿으라’고 하셨다면서요? 그것이 너무도 생생해서 어머니도 놀라셨다고 하셨지만 그 후로 어머니 마음이 가벼워 지셨고 차츰 믿음도 생기셨잖아요 덕분에 열심히 어머니 모시고 교회 나오면서 제 신앙도 회복 되어 가고 있어서 참으로 감사해요 거기에 곱배기로 감사한 일은요 주일마다 미사만 고집하고 참석하던 아내가 이제 어머니와 함께 예배 드리며 같은 신앙 생활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에 놀랍고 감사해서 저희에게는 복이 넘친다고 생각되어요 

이제 우리는요 주님이 허락하신 이 참된 복을 절대 놓지 말고 끝까지 지켜나가길 바래요 그래서 저희의 이야기를 듣는 주변의 많은 분들이 주님을 꼭 만나길 기도해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어머니 오늘 세례를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어머니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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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에 세례를 받은 박대행 성도님에게 쓴 아들, 최헌 집사의 편지입니다.
편지에 묻어난 감사와 사랑은 추수감사절에 하나님께서 맺으신 열매와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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