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20일) 도색 1차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현장에 나온 도색팀과 만나 색을 정했습니다. 색상표를 보자마자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 당혹(?)스러웠습니다. 시작부터 벽과 천장은 ‘아이보리 계열’로 정했던 터라 크게 어려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뿔싸! 아이보리 계열만 30여 색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선택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계속해서 색상표를 보며, 아이보리 계열의 색들 모두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그 계열의 모든 색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색상표 그대로 색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도색팀에서 말하길, “색상표 색 그래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밝고 어두움의 차이는 존재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더이상 생각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여 ‘화이트 아이보리’ 색을 골랐습니다. 화이트 아이보리. 말그래도 화이트 계열의 아이보리입니다. 화이트와 비교했을 때, 아이보리와 같고, 아이보리와 비교했을 때 화이트와 가깝습니다. 다행히 벽과 천장 도색을 하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색상 그대로 표현되어 마음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교회 인테리어를 하며, 가장 크게 경험하는 것 중 하나는 ‘선택’입니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선택의 연속입니다. 공간의 구성, 바닥, 천장, 등, 의자, 콘센트, 싱크대 등. 정말 모든 것을 선택해야만 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속되는 선택을 하던 중, 아마 목회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목회의 여정 중, 당분간 저 혼자 공동체를 섬길 터인데 그때마다 선택에 있어 많은 부분을 제가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담임으로서 이후에도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을 생각한다면, 목회 초반이나 그 이후나 마찬가지로 목회에 있어 ‘선택’은 계속해서 주어져야 할 내용일 것입니다.
사실, 목회뿐만 아니라 우리 삶이 선택의 연속이라 생각이 듭니다. 가정에서의 선택, 직장에서의 선택, 내 개인사에서의 선택 등. 여러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게 우리들의 형편입니다. 아마 이렇게 연속된 선택 앞에 우리의 삶이 놓여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피곤하고 힘이 든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연속된 선택들 앞에,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그 선택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선하게 이끌고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경험하고 용기를 얻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잘못된 선택이라 자책할 수도 있을 테고, 또는 잘한 선택이라 의기양양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 어떠한 선택이든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한 일들 안에서 ‘선’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향해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할 것이고,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하리라”고 했던 그 당당함과 같이, 저에게도 저의 모든 선택이 잘하고 못한 것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넘어 하나님의 ‘선’ 안에 있을 것입니다.
커먼그라운드교회 인테리어가 순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도 당당하게 그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택하며 이를 즐겁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형편의 여유와 기쁨 모두가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