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주변에는 장애인 복지기관 하나가 있습니다. 강남세움복지관입니다(이하 복지관). 이번 추수감사절 절기헌금 중 일부를 복지관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추천받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지관은 이전에도 우리교회와 함께 장애를 가진 가정을 섬긴 적이 있기에 이번 구제 사역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복지관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고 추천을 받은 가정은 세 가정이었습니다. 이 세 가정 중 두 가정은 홀로 독립해 사는 장애인 가구였고, 다른 한 가정은 현재 약간의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으나, 이제 곧 독립할 예정인 2인 가구였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수서역 인근 대형마트에 모였습니다. 본래 세 명의 대상자가 나오기로 했는데, 대상자 중 한 명이 보이지 않아 물으니, 몸을 일으키지 못해 나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지사 선생님이 필요한 물품 목록을 받아 대신 구매해 가정에 전달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필요했던 생필품 및 식료품들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 권경욱]
물품을 구매하는 중에 눈에 띈 것은 ‘성인용 기저귀’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최상규(50,가명) 씨였습니다. 정신 장애와 췌장염을 앓고 있는 최상규 씨는 일상생활에서 기저귀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생계 지원 품목에 기저귀가 없어, 마침 우리교회에서 생필품을 지원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번에 꼭 기저귀를 사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교회 덕분에 이렇게 기저귀를 산다”고 해맑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최상규 씨를 보며 이번 장보기 구제가 꼭 필요한 일이었음을 생각했습니다.
생필품을 구매하는 노연수(35,가명) 씨. [사진 권경욱]
노연수(35,가명) 씨는 약간의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본인도 정신 및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독립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장보기 구제가 나중을 위한 선행 학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복지관에 받는 교육 중 마트에 가 장보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때 실제 셀프 계산대를 놓고 실습을 하는데, 실습한 것을 오늘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 물건을 계산하고 난 뒤에 뿌듯해 하는 노연수 씨를 보며 저도 덩달아 함께 뿌듯했습니다.
홀로 독립해 사는 장애인 세 가구에 지원된 생필품 및 식료품. [사진 권경욱]
장보기 구제에 함께한 복지사 선생님들과 함께. [사진 권경욱]
장보기를 마치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장보기를 마친 모두의 표정이 밝고 행복합니다. 이 물품들이 당장 오늘만큼은 홀로 사는 우리 이웃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주리란 생각에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헤어지기 전 함께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우리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의 형편을 아시니 이 형편을 책임져 주옵소서. 함께 나누고 서로가 하나님의 풍성함을 누리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마지막 아멘 소리에 모두가 “아멘”이라 고백하며 행복한 장보기 구제를 마쳤습니다.
사랑하는 커먼그라운드교회 여러분, 오늘 제가 적은 이 모든 일은 저만 한 일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한 일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대표로 간 것입니다. 저는 우리교회 성도님들께서 이 아름다운 일의 주역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신의 선한 일의 주역으로 불러주셨다는 생각에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앞으로도 우리교회가 이 지역 사회를 향해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아름다운 일에 여러분이 드린 추수감사절 헌금에서 537,950원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