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2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3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묵상]
기독교 신앙이 없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내용이 바로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장면 말이죠. 흔히 이 본문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추켜 세울 때 등장합니다. ‘아들’이라는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야 말로 대단한 믿음의 방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그보다 더 주목해 보아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1절에 ‘그 일 후에’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는 장면은 무시간적인 일이 아닙니다. 창세기 22장에 오기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이 시작된 12장부터 계산한다면 30년도 더 된 시간들이 ‘그 일 후에’입니다.
30년이 넘은 그 시간들 사이로 아브라함에게 어떠한 일들이 있었습니까. 우리가 아는 것만 나열해도 아브라함이 지나온 30년은 그렇게 자랑할만한 것들이 가득한 인생은 아니었습니다. 수치스러운 선택도, 비겁한 일들도 있었던 게 아브라함의 인생입니다. 실수와 실패로 얼룩져 있는 시간이 아브라함이 보낸 ‘그 일 후에’입니다. 그 일들 사이를 지나 이른 지점이 바로 창세기 22장인 것입니다.
이삭을 내어드린 아브라함을 주목하기 전에, 아브라함의 수많은 시간들 사이로 자라나게 하신 하나님을 주목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흔들리면서도 자라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삶을 변함없이 지지하시고, 버텨주신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지나온 시간들은 아브라함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을만 한 시간들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시간들 사이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라나게 하신다는 것을, 오늘 아브라함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그의 아들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지난 시간들의 모든 실수와 실패의 값을 담당하신 분이십니다.
흔들리면서도 우리 인생은 자라날 수 있습니다. 흔들리면서도 우리 인생은 열매를 맺어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우리네 삶을 끝까지, 변함없이 지지하고 버텨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묵상은 도종환 시인의 시로 마무리 합니다. 사랑합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삶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당신의 사랑을 찬양합니다. 오늘도 당신의 긍휼 안에서 흔들리는 중에도 소망을 경험합니다. 우리네 삶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 뿐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렸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