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그에 와서 시작한 일 중 하나는 봉사활동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참여하고 문화를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올해 3월부터 청소년 멘토링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6년 전 대학생일 때 봉사를 했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대상이 바뀌어 고등학교 3학년 나이의 학생에게 검정고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에 2시간씩 함께 공부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눕니다. 이 아이는 저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가끔은 이 아이를 통해 제가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우리가 멘토링을 시작한 지 7주차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4월 4일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한 주 쉬고 처음 만난 자리였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카페에 갔습니다.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 아래 바람은 서늘한, 아주 이상적인 날씨였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둘 다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는 검정고시만 합격하면 불안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지난 한 주 자주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저는 한참 생각에 잠겨 있다가 아이에게 어떤 말이 가장 듣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아.” 그대로 그 말을 돌려주었습니다.
아이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차 올랐습니다.
무엇이 이 아이의 마음을 이토록 조급하게 하는 걸까요?

렘브란트, 「폭풍 속의 그리스도」, 1633, 캔버스에 유채, 160x128cm,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보스턴(1990년에 도난당함)
남들보다 빨리 가야 한다는 강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아이에게 「폭풍 속의 그리스도」라는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불안한 나머지, 배 안에 예수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구름이 걷히고 있다는 것도 보지 못하는 거 같아." 아이는 아직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자주 불안에 휩싸였던 지난 한 주, 이 작품을 통해 두 가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는 ‘인간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하셨고, 하나는 '하나님은 얼마나 위대한 분이신지’ 깨닫게 하셨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긴 모든 것이 파도와 같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불안한 마음'과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파도입니다. 그 어떤 것도 제 힘으로 정확히 예측할 수도, 완벽히 통제할 수도, 잠재울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파도가 제 자신을 뒤집게 되었을 때, 비로소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이해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고, 파도를 통제하고 있는 처지와 같았던 제 마음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런 저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최근에 불안의 파도가 일렁일 때마다 마음 속에 되뇌이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또 파도를 잡으려고 하는구나"
우리의 마음이 평안하지 않으면 이성은 오작동을 하게 됩니다. 우울한 정서가 자리를 잡으면 사고는 부정적으로 흘러가기만 합니다. 하지만 성령님께서는 통제할 수 없는 마음을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이 세상과 우리의 마음을 지으신 분이 성령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통해 역사하신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공동체가 있어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도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가 되겠습니다.
